일본 사찰이 장기간 보관해온 기묘한 미라를 일본 대학 연구팀이 본격 조사한다. 미라가 인어의 것이라는 소문이 이미 파다해 학계는 물론 현지인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구라시키예술과학대학교는 2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오카야마현 아사구치에 자리한 사찰 엔쥬인이 보존해온 일명 ‘인어 미라’를 다각적으로 연구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쥬인 주지 쿠다 히로요시 스님이 직접 수수께끼의 미라를 갖고 등장,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쿠다 주지 스님은 “대학교 연구 결과를 후세에 길이 남기는 것이 미라에게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대학 연구팀 조사가 이뤄지는 일본 에도시대 미라 <사진=RSKイブニングニュース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人魚のミイラ?! 寺に眠る秘宝は本物か 伝説に科学でアプローチ' 캡처>

구라시키대학교 카토 타카시 교수는 “원래 인어는 상상 속의 존재인데 엔쥬인에 보존된 미라는 놀랍게도 사람의 상반신과 물고기의 꼬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길이가 약 30㎝인 이 미스터리한 미라는 상반신 손가락에서 손톱, 하반신에서 선명한 물고기 비늘이 확인됐다”며 “CT 스캔 등 정밀 조사를 거치면 정체를 알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찰에 따르면 미라와 함께 전해진 문서에는 ‘인어건어물(人魚干物)’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 생물이 에도시대 고치 현에서 낚싯줄에 걸린 채 발견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미라를 엔쥬인이 보관하게 된 경위 등은 현재 불분명하다.

엔쥬인 미라는 이전부터 지역 신문 등을 통해 존재가 알려져 현지에서는 꽤 유명하다. 사찰 측에서 그간 여러 이유를 들어 학계 연구를 거부하면서 온갖 도시괴담도 양산됐다.

사찰이 보관해온 미라. 하반신의 비늘(동그라미 안)이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RSKイブニングニュース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人魚のミイラ?! 寺に眠る秘宝は本物か 伝説に科学でアプローチ' 캡처>

학계는 이런 종류의 미라가 그간 일본 각지에서 발견됐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과학적 분석이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오카야마 민속학회 키노시타 히로시 이사는 “미라가 과연 실존했던 동물의 것인지, 그렇다면 당시 어떤 목적으로 미라가 됐는지 과학은 물론 역사적 정보들을 얻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인어는 에도시대부터 아주 상징적인 존재였다. 당시 사람들은 인어가 불로불사의 능력을 가진 신비한 영물이라고 떠받들었다. 인어가 등장하는 문서나 그림 등이 현재도 많이 전해지며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

구라시키대학교는 ‘인어 미라’의 정밀조사 결과를 오는 9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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