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심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최신 사진을 공개하며 대활약을 예고한 가운데, 33년째 현역으로 활동 중인 허블우주망원경이 환상적인 중력렌즈 현상을 포착했다.

유럽우주국(ESA)은 18일 공식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 트위터를 통해 목동자리 인근의 강렬한 은하를 담아낸 최신 사진을 공개했다.

이 이미지는 우리나라에서 봄철 흔히 관찰되는 목동자리 부근의 천체들을 잡아냈다. 정중앙 부분을 자세히 보면 밝은 빛을 분출하는 독특한 천체가 확인된다.

ESA는 “강렬한 불꽃처럼 보이는 천체는 ‘SGAS J143845+145407’로 불리는 유명한 은하”라며 “중력렌즈 효과로 인해 상이 크게 왜곡된 지구에서 아주 먼 곳의 은하”라고 설명했다.

허블이 포착한 목동자리 부근의 은하 'SGAS J143845+145407'(가운데). 중력렌즈 효과에 의해 왜곡되면서 상이 뒤틀렸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중력렌즈는 천체의 막대한 질량에 의해 시공간이 뒤틀리면서 맞은편 천체에서 나온 빛의 진행 방향이 멋대로 일그러지는 현상이다. 

ESA는 “지구에서 약 71억 광년 떨어진 ‘SGAS J143845+145407’ 은하가 발한 빛의 진행 방향이 약 30억 광년 앞의 은하단 ‘SDSS J1438+1454’의 중력에 의해 변화되면서 드라마틱한 사진이 찍힌 것”이라고 전했다.

즉 사진 정중앙의 은하 ‘SGAS J143845+145407’와 은하단 ‘SDSS J1438+1454’는 우연히 같은 방향으로 나열된 것처럼 보일 뿐 지구로부터 실제 거리는 약 40억 광년 정도 차이가 난다.

'SGAS J143845+145407'의 확대 사진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중력렌즈 효과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너무 멀거나 어두워 관측이 어려운 천체를 확인하게 해주는 천연 망원경 역할도 한다. 실제로 최근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약 129억 광년 앞에 있는 단일 별로 보이는 천체가 발견됐다.

ESA는 “중력렌즈 효과를 받은 여러 천체의 상을 조사함으로써 전자파로는 직접 관측할 수 없는 암흑물질(다크매터)이 은하단에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알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 사진은 허블우주망원경에 탑재된 고성능 탐사 카메라(Advanced Camera for Surveys, ACS) 및 광시야 카메라 3(Wide Field Camera 3, WFC 3)로 얻은 데이터를 기초로 작성됐다. 1990년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은 최근 압도적 성능을 입증한 차세대 심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지지 않고 다양한 최신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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