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남천천문대(ESO)가 우주 먼지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궁수자리 부근의 젊은 별 탄생 영역을 적외선으로 포착했다.
ESO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칠레 파라날 천문대 초대형망원경(VLT)과 적외선 카메라 ‘HAWK-I(High Acuity Wide field K-band Imager)’를 활용해 촬영한 ‘궁수자리 B1(Sagittarius B1, Sgr B1)’의 사진을 공개했다.
VLT는 궁수자리 방향으로 우리은하의 중심부에 자리한 전리수소영역(HII region) ‘Sgr B1’을 적외선 파장을 통해 잡아냈다. HII 영역은 젊은 별이 방사하는 자외선에 의해 전리한 수소가스가 붉은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가스나 우주 먼지를 재료로 새로운 별이 형성되기 때문에 별 형성 영역(star forming region)이라고도 한다.
‘Sgr B1’이 자리한 우리은하 중심부는 소용돌이 형태의 팔이 존재하는 은하 원반의 100분의 1 이하의 좁은 구간이다. 일부 학자들은 과거 1억 년 이내에 우리은하에서 형성된 별 중 최대 10%가 이곳에서 형성된 것으로 본다.
ESO는 “우리은하 중심의 궁수자리나 전갈자리 부근은 가스나 우주 먼지가 짙은 암흑 성운이 띠처럼 이어져 있다”며 “우주 먼지는 별로부터 방사된 빛(특히 파장이 짧은 청색광)을 흡수·산란하기 쉬워 우리은하 중심 방향은 가시광선으로 관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시광선의 적색광이나 근적외선 같은 일부 파장은 우주 먼지를 비교적 쉽게 통과한다”며 “이 같은 성질을 이용하면 짙은 우주 먼지 너머에 자리한 미지의 천체나 별이 탄생하는 영역을 관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천문학연구소(MPIA)는 VLT에 탑재된 적외선 카메라 ‘HAWK-I’를 이용해 ‘Sgr B1’을 분석한 결과 약 1000만 년 전 형성된 젊은 별들이 무더기로 특정됐다. 이 천체들의 질량을 모두 합하면 태양의 약 10만 배에 달한다.
ESO는 “이는 우리은하 중심부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다 많은 젊은 별을 발견하고 은하 중심이라는 독특한 환경에서 태어난 별들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