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약의 효과를 촉진하고 싶을 때는 특정 자세를 취하면 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팀은 9일 공개한 논문에서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결과 내복약의 약효를 빨리 나타내는 복용 자세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밝혀낸 최적의 자세는 측와위 중 우측 와위, 즉 몸의 오른편을 아래로 해서 누운 자세다. 몸을 일으킨 채 약을 먹을 때보다 약효가 무려 2.3배 빠르다는 게 연구팀 주장이다.
연구팀은 회사들이 약을 만들 때 내장에 떨어지는 위치나 흡수 속도를 고려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물리학과 생체역학, 유체역학에 근거한 위장 시뮬레이션(Stomach Sim)을 동원한 연구팀은 자세별로 삼킨 약이 어떻게 되는지 살폈다.
몇 가지 자세를 검증한 결과, 약의 흡수가 가장 빠른 것은 우측 와위였다. 대부분의 알약은 위가 아니라 장에 들어가야 효과가 있는데, 약이 십이지장 입구와 가까운 곳에 떨어지려면 이 자세가 가장 좋았다.
반면 약이 녹는 속도가 가장 느린 자세는 왼쪽을 아래로 눕힌 좌쪽 와위였다. 이 경우 약이 흡수되기까지 우측 와위에 비해 10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실험 관계자는 “십이지장 입구에 알약이 떨어지기 위해서는 중력과 위의 비대칭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사람의 자세가 위의 기능 저하는 물론 약의 흡수 시간에 영향을 주는 사실은 흥미로운 발견”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로 약이 빨리 녹는 자세는 일반적으로 약 먹을 때 취하는 직립이다. 이 경우 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23분이면 흡수된다. 등을 곧게 펴고 자는 자세에서 약을 먹어도 비슷한 속도가 나왔다.
연구팀은 향후 위의 생물학적 변화에 근거해 자세와 질병이 약의 흡수와 음식 소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