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를 활용해 식품 속에 유통기한 등 정보를 심는 기술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프로젝션 매핑이나 증강현실(AR) 마커를 넣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하는 등 새로운 음식 문화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사카대학교는 2일 열린 미국 계산기학회(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심포지엄에서 쿠키 등 식품 속에 외형 변형 없이 다양한 정보를 내장하는 신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식재료나 음식을 입체 조형하는 푸드 3D 프린터를 이용한다. 유통기한이나 칼로리 정보, 산지 등 식품의 핵심 정보를 패턴으로 변형해 삽입하고 빛을 비춰 읽어내는 방식이다.
최근 식품에 적극 도입되는 3D 프린터는 식품의 내부 구조까지 높은 자유도로 설계 가능하다. 다양한 정보를 코드 형태로 넣을 수 있고 증강현실 마커 도입도 가능해 푸드 테크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오사카대학교 연구팀은 쿠키 내부에 다른 색상의 반죽을 배치하거나 공간을 만들어 2차원 코드 또는 AR 마커를 넣을 수 있는지 실험했다. 반죽을 구워도 내부 정보 패턴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식감이나 강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내부 구조를 반복해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구워낸 쿠키 뒷면에 빛을 비추고 내부 코드를 표면에 떠오르게 한 뒤 촬영, 정보를 읽어냈다. 코드에는 256비트, 영문자 32개 분량의 정보를 담겼다.
이후 연구팀은 쿠키 외에 다진 돼지고기를 사용한 패티에도 코드를 넣고 읽는 데 성공했다. 다만 초콜릿 등 원재료 특성에 따라 3D 프린터 노즐이 막히는 것들은 코드 삽입에 실패한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에 관련 정보를 보이지 않게 넣는 이번 연구 성과는 제조 이력과 유통과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트레이서빌리티(traceability)’의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식재료 관련 악질 범죄 차단은 물론, AR 마커나 프로젝션 매핑(대상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쏴 변화를 주는 기술)을 응용,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험 관계자는 “트레이서빌리티는 제조업, 특히 안전이 중요한 식품제조업에서 반드시 실현돼야 하는 시스템”이라며 “제조자가 추천하는 최적의 배합 비율이나 레시피 등 부가정보를 쉽게 추가할 수 있고 프로젝션 매핑으로 식품에 그래픽스를 투영하는 등 음식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