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통해 노인들의 인지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인지능력 저하가 원인으로 보이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일본의 실험이어서 관심이 쏠렸다.

일본 도호쿠복지대학 연구팀은 6일 공개한 연구 논문에서 레이싱과 격투 게임 등 e스포츠를 즐기는 고령자들에게서 인지 기능 향상 효과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4~9월 NTT동일본, 센다이 e스포츠 협회 및 현지 복지센터와 제휴해 게임이 고령자 근력 등 신체기능과 인지 기능 쇠퇴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 실험했다. 

일본 세가의 격투게임 '버추어 파이터5 얼티밋 쇼다운' <사진=세가 공식 홈페이지>

실험 대상은 센다이 시에 자리한 다이하라 노인 복지 센터의 60대 이상 남녀 21명(평균 연령 77세)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레이싱 및 격투게임을 체험하게 하고 체력 및 인지능력 변화 추이를 기록했다.

실험 참가자 중 17명의 데이터 분석 결과 게임은 신경을 집중시켜 둘 이상의 일을 동시에 실시할 때 필요한 주의 분할 기능을 높여줬다. 다만 근력 등 신체 기능의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또한 피실험자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상생활 설문에서 7명이 뚜렷한 개선을 체험했다고 답변했다. 이중 4명은 지역사회의 돌봄이 필요한 단계도 벗어났다. 3명은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게임으로 생활 패턴이 망가졌다는 사람은 6명이었다.

게임 실험에 참가한 노인들은 오랜만에 두뇌를 쓴 점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점점 실력이 늘어나는 것에 만족감을 표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여러 명이 같이 하는 게임을 통해 유대감을 느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령 운전자가 내는 교통사고는 노인 천국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와 유럽 등 세계 각국이 겪는 문제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노인들의 인지 기능 저하는 운전자 사고는 물론 다양한 측면에서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게임이 노인 인지 기능 향상에 직접적 도움이 되는 메커니즘은 향후 밝혀야 하겠지만, 적어도 게임이 노인의 심적 건강 유지에 유용하다는 것은 입증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인의 인지능력 하락 등이 원인이 되는 고령 운전자 사고는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각국 등 고령화사회가 직면한 사회 현상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우리나라 만 65세 미만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9% 줄었지만 고령 운전자 사고는 19%나 늘었다.

일본은 일정 연령대 이상의 운전자 면허를 반납하는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반납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를 지방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실험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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