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이동통신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위해 사람을 안테나로 활용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UMass) 연구팀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시광통신(VLC) 등 미래 이동통신 기술의 에너지 누출을 최대한 막아주는 웨어러블 안테나 'Bracelet+'를 소개했다.

팔뚝에 착용하는 'Bracelet+'는 발광 다이오드(LED) 전구의 빛을 활용하는 VLC의 약점에서 기인했다. 6세대 이동통신의 유망한 후보 중 하나인 VLC는 형광등의 LED의 가시광선을 아주 빠르게 점멸해 정보를 보내는 미래 통신 기술이다.

초당 최대 100만 회 점멸하는 LED 빛을 이용, 정보를 전송하는 VLC가 차세대 통신 기술로 거론되는 이유는 탄탄하게 구축된 인프라다. LED 전구라면 이미 가정과 사무실, 학교, 자동차, 심지어 가로등까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송신할 수 있다면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도 들지 않는다.

UMass 연구팀이 개발한 구리 코일 안테나의 인체 착용 예시(위). 효율을 따져 팔뚝에 차는 디자인이 채택됐다. 아래 그래프는 벽과 스마트폰, 노트북, 인체 등을 안테나에 접촉해 LED 전구의 에너지 회수 효율을 보여준다. <사진=UMass 공식 홈페이지>

게다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태블릿, 노트북 등 카메라가 내장된 기기라면 무엇이든 VLC의 수신기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VLC의 단점인 에너지 유출을 보완할 방법을 고민했다. LED 전구는 전파를 발산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일정량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일종의 안테나로 이를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구리 코일로 안테나로 만들어 LED 전구에서 누출된 RF 신호 에너지를 회수하는 데 성공한 연구팀은 그 효율을 올리기 위한 방법을 조사했다. 어떤 물건으로 구리 코일을 접촉하면 에너지 회수 효율이 극대화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안테나 받침대에 플라스틱, 두꺼운 종이, 나무, 철, 휴대폰, 노트북 등 갖가지 물건을 적용했다. 그 결과 안테나 성능이 극대화되는 것은 인체로 판명됐다.

스마트폰 등에 이용되는 이동통신 기술은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인체에 접촉한 구리 코일 안테나는 그 자체일 때에 비해 RF 신호 에너지 회수 효율이 10배나 높았다"며 "이 점을 응용해 인체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안테나를 만들면 VLC 통신의 에너지 낭비를 비약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리 상 안테나는 반지나 벨트, 발찌, 목걸이 같은 디자인이 가능하다. 다만 팔에 착용하는 형태가 에너지 회수 효율과 장착성 측면에서 최적이라는 점에서 'Bracelet+'가 탄생했다. 'Bracelet+'의 개당 제작비는 불과 약 50센트(약 620원)다.

'Bracelet+' 안테나는 비록 극소량이지만 마이크로와트 수준의 발전도 가능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를 활용하면 전력 소비량이 미미한 웨어러블 기기의 센서 정도는 충분히 작동할 수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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