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동부에서 고고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기묘한 구조물이 발견됐다. 학자들은 신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 수천 년에 걸쳐 이 땅에서 생활한 인류의 가장 오래된 흔적일 가능성을 점쳤다.

프랑스 국립 고고학연구소(INRAP)는 울타리 3개가 연결된 보타이 형태의 기묘한 선사시대 구조물에 대한 발굴조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무기와 장식품, 부장품 등이 함께 나온 이 수수께끼의 구조물은 프랑스 동부 디종에서 남동쪽으로 약 14㎞ 떨어진 마를리안의 고즈넉한 전원 지역에 자리한다.

지름 약 10m의 원을 중심으로 말굽 모양의 울타리가 보타이처럼 연결된 구조물 <사진=INRAP 공식 홈페이지>

INRAP 관계자는 "지름 약 10m의 원형 구조물을 중심으로 양쪽에 길이 약 8m의 말굽형 구조물이 뻗어 있다"며 "상공에서 보면 보타이처럼 생겼는데, 한쪽 구조물은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세 구조물은 모두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된다"며 "현재 정확한 제작 연대를 파악 중이며, 어떤 목적으로 이런 구조물을 쌓았는지 추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계에 따르면 프랑스 전역은 물론 유럽에서 이런 형태의 구조물이 확인된 적은 없다. 때문에 고고학·역사학자들은 이곳에서 나온 유물들을 근거로 구조물의 정체를 분석할 계획이다.

보타이 구조물 근처 도랑에서 출토된 수석 화살촉과 금속판 등 유물 <사진=INRAP 공식 홈페이지>

INRAP 관계자는 "인근 도랑에서는 신석기시대 것으로 보이는 절삭한 수석 화살촉이 여러 개 나왔다"며 "화살을 쏠 때 팔목을 보호하기 위해 가죽과 덧댄 금속판을 비롯해 수석을 다듬은 단검, 청동 창날도 출토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유물들은 신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 등 여러 시대에 걸친 사람들이 이 건축물을 사용했음을 의미한다"며 "청동기시대 초기 사람이 이용한 우물 흔적도 몇 개 나왔는데, 바닥 점토층을 통해 이 지역의 과거 자연환경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타이 구조물이 확인된 프랑스 동부 마를리안의 전원지대. 인근에서 매장지도 파악됐다. <사진=INRAP 공식 홈페이지>

보타이 형태의 구조물 인근에서는 무덤과 화장터 흔적이 남은 울타리형 장지도 확인됐다. INRAP은 이 장지가 기원전 1500~1300년 사이 건립된 것으로 추측했다. 장지에서는 구리합금 핀과 도자기 조각, 호박 구슬 목걸이 등 부장품으로 보이는 유물 약 40가 나왔다.

INRAP 관계자는 "보타이 형태의 구조물은 주거 시설이라기보다 망자와 작별하는 의식용 시설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발견은 이 지역에 정착한 사람들이 오랜 세월 고유한 장례문화를 발전시켰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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