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멸종시킨 도도새를 되살리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지구상에서 사라진 매머드의 부활을 목표로 하는 업체가 다음 타깃으로 도도새를 꼽으면서 학계 관심이 쏠렸다.
사라진 동물을 되살리는 해외 벤처 콜로살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는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인간의 잘못으로 사라진 도도새를 부활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 예상보다 순조롭다고 밝혔다.
업체는 도도새 복원을 위해 최근 1억5000만 달러(약 1870억원)를 추가 조달, 현재까지 총 2억25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모았다고 전했다.
도도새는 17세기까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인근 모리셔스 섬(현재의 모리셔스 공화국)의 고유종으로 번성했다. 체중이 약 20㎏이나 되는 도도새는 무인도였던 모리셔스 섬에서 천적 없이 살았고, 나중에는 날 필요조차 없어져 날개가 퇴화했다.
평화로운 도도새의 생태는 1598년 네덜란드 탐험가들이 모리셔스 섬을 발견하면서 뒤바뀌었다. 선원들은 통통하게 살이 오른 도도새를 무분별하게 잡아 요리했고, 인간을 따라 외래종이 섬에 들어오면서 불과 1세기도 지나지 않아 도도새는 멸종됐다.
콜로살 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한 미국 하버드대학교 유전학자 조지 처치 교수는 “천적 없이 살아온 도도새는 경각심이 부족해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날개가 퇴화해 날지도 못했다”며 “쉽게 남획되고 사람이 데려온 원숭이와 개, 돼지, 쥐 등에게 병아리와 알이 포식되면서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라진 도도새를 되살리는 것은 인간의 탐욕 때문에 자연을 훼손한 데 대한 반성의 의미도 있다”며 “가치 있는 활동에 많은 사람들과 단체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도도새를 복원하는 프로젝트는 유전자 찾기로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라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멸종한 생물을 되살릴 리 만무하다.
콜로살 바이오사이언스가 낸 아이디어는 도도새를 가장 많이 닮은 현생 동물의 배아에 도도새만의 유전자를 끼워 넣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도새에 가장 가깝다는 니코바르 비둘기 등의 게놈을 해독하고 도도새를 되살릴 특정 유전자를 밝힐 예정이다.
회사는 향후 도도새 부활에 성공할 경우, 원래 서식하던 모리셔스 공화국의 울창한 삼림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콜로살 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진행 중인 매머드 및 태즈메이니아 타이거 복원 프로젝트도 상당 수준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매머드의 경우 아프리카코끼리 및 아시아코끼리의 게놈을 해독해 다능성 줄기세포를 채취했다. 편집 대상이 되는 매머드 고유의 유전자를 좁혀, 이를 특정하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태즈메이니아 타이거는 현생 동물에서 가장 유사한 주머니고양잇과 동물 캥거루섬더나트로부터 다능성 줄기세포를 얻고, 이를 편집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아울러 태즈메이니아 타이거의 태아를 키우는 인공 자궁 시제품도 완성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