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접근한 소행성 하나가 마치 달처럼 약 2개월간 지구 궤도를 돌다 사라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 주변을 달처럼 도는 소행성은 미니 문(Mini moon)이라고 부른다.
스페인 마드리드콤플루텐세대학교 행성학 연구팀은 미국 천문학회(AA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Research Notes of the AAS' 최신호에 이런 내용의 관측 보고서를 게재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소행성은 '2024 PT5'다. 이 천체는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이달 말부터 11월까지 지구 주회 궤도를 돌게 된다. 즉 지구는 잠시나마 달 외에 또 다른 천체를 위성처럼 달고 다닌다.
관측에 참여한 카를로스 마르코스 연구원은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의 상당수는 타원을 그리며 지구를 빙빙 돌다 결국 멀리 날아간다"며 "'2024 PT5' 역시 그런 소행성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024 PT5'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하와이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소행성지구충돌최종경보시스템 아틀라스(ATLAS, asteroid terrestrial-impact last alert system)에 의해 8월 7일 발견됐다. 아틀라스가 분석한 '2024 PT5'의 크기는 지름 약 11m로 작은 편이다.
카를로스 연구원은 "소행성의 크기와 속도, 궤도로부터 향후 수개월간의 궤도를 계산했는데, '2024 PT5'는 지구에 접근해 그 중력에 잡혀 2개월에 걸쳐 지구를 1회 공전할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소행성이 지구에 접근하는 궤도를 그리는 천체(near earth object, NEO) 그룹 중 하나인 아르주나 소행성대(Arjuna asteroid belt)에서 온 것으로 추측했다. 아르주나 소행성대는 벌컨, 아포헬레, 아텐, 아폴로 등 여러 소행성대와 함께 지구 궤도 내부의 소행성군을 구성한다.
카를로스 연구원은 "'2024 PT5'가 지구를 도는 것은 9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53일간"이라며 "이후 지구에서 멀어질 이 소행성은 너무 작아 일반인은 관측하기 어렵겠지만, 월드캠(WorldCam) 등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위치 파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