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유전자를 메기에 이식하는 전례가 없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 이렇게 탄생한 메기는 기존 개체들에 비해 감염증 예방 능력이 탁월하다. 

악어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메기가 탄생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인들은 남녀노소 메기를 요리해 즐겨 먹으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대규모 메기 양식이 성행한다.

앨라배마 오번대학교 연구팀은 2021년에만 약 1억3900만㎏의 메기가 양식됐지만 이중 40%나 감염증으로 죽는 현실을 감안,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메기는 미국에서도 인기 있는 식재료다. <사진=pixabay>

연구팀이 떠올린 아이디어는 메기를 감염증으로부터 지킬 성분을 투여하는 것이었다. 연구 과정에서 악어의 혈액에 포함된 항미생물 펩타이드 ‘카텔리시딘’에 탁월한 감염병 예방 기능이 있다는 걸 알아냈다.

실험 관계자는 “동물의 감염을 예방하려면 항생제를 사용해도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성균을 만들어내는 문제가 있다”며 “카텔리시딘을 만드는 유전자를 메기에 이식하면 이런 걱정 없이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악어의 카텔리시딘 제조 유전자를 메기에 이식했다. 그 결과 메기의 체내 카텔리시딘 제조 유전자는 각종 감염병에 대한 확실한 방어력을 발휘했다.

감염증에 죽는 양식 메기를 줄이기 위해 악어의 항미생물 펩타이드 카텔리시딘의 제조 유전자가 이식됐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메기가 든 수조에 두 가지 병원균을 넣어보니 일반 메기보다 생존율이 2~5배 높았다”며 “악어 유전자는 메기의 생식호르몬과 관련된 게놈 영역에 이식해 번식 능력이 없어 생태 교란의 우려도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각종 병원균에 강한 하이브리드 메기가 기존 개체들에 비해 양식을 위한 자원도 적게 소비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게 되면 어류 양식에 따른 각종 폐기물이 줄어들고 환경도 덜 오염된다.

다만 연구팀은 악어의 유전자 이식이 상당히 복잡하고, 산란 주기마다 반복 작업이 필요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른 동물의 유전자를 이식하는 추가 실험을 계획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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