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세대 로켓 'H3'가 최신형 지구 관측 위성과 함께 공중분해된 이유는 과전류라는 중간 분석이 나왔다.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문부과학성 전문가 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 18일 이같이 보도했다.
JAXA는 보고서에서 'H3' 로켓의 2단 추진체 엔진이 점화되지 않은 이유는 엔진을 가동하는 전기 계통에 흐른 과전류라고 판단했다.
보고서에서 JAXA는 "보조 로켓과 1단 분리 후 2단이 홀로 궤도까지 올라가려면 엔진 점화가 제대로 된 타이밍에 이뤄져야 한다"며 "실패의 주요 원인은 엔진 전기계통에 흐른 예상보다 센 전류"라고 언급했다.
JAXA는 "과전류가 흐르면서 이를 감지한 2단 추진체 시스템이 전원을 자동 차단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서 가장 크다"며 "이런 이유로 2단 엔진 제어가 실패하면서 'H3' 미션 자체도 불발된 것"이라고 전했다.
'H3' 로켓은 지난 2월 17일 첫 발사에 나섰으나 고체 연료 부스터 'SRB-3'의 점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로켓과 지상 설비를 연결하는 장치에서 전기 노이즈가 발생, 시스템이 부스터 점화를 자동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H3' 로켓의 문제를 점검한 JAXA는 이달 7일 재도전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JAXA가 정부 눈치 때문에 지나치게 서두른다고 우려했다. 'H3' 로켓은 보란 듯 솟아올랐고, 예정된 지구 저궤도로 날아가며 보조 로켓과 1단 분리에 차례로 성공했다. 다만 2단 추진체 엔진이 먹통이 되면서 JAXA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로켓을 지령 파괴했다.
'H3' 로켓은 지난 2001년부터 운용되는 일본의 주력 로켓 'H2A'의 후계 기종이다.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공동 개발했으며 길이 약 63m, 직경 약 5.2m로 'H2A'에 비해 크고 페이로드 탑재 능력도 1.3배로 향상됐다.
특히 이 로켓은 저비용에 중점을 둔 설계 덕에 회당 발사 비용이 'H2A'의 약 절반인 50억 엔(약 480억원)으로 낮아졌다. 'H3' 로켓은 발사만 성공했을 경우 향후 20년은 일본의 주력 로켓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한편 일부에서는 'H3'의 2단 엔진 전기계통이 'H2A'와 같은 만큼, 향후 'H2A' 미션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JAXA는 즉답을 피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