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곳곳에 자리한 100곳 넘는 고대 유적에 조만간 반려동물이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그리스 문화부는 지난달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전국 약 120개소의 고대 유적 관람객들은 향후 반려동물을 데리고 입장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단 아크로폴리스 및 고대 올림피아 등 일부 유적은 제외된다.
이번 조치는 고대 문화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마련됐다. 그리스 문화부는 사회학 및 고고학, 역사학, 심리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고대 유적의 가치를 대중에 알릴 방안을 고민해 왔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이 유적에 입장하면 대중의 관심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에 대한 친근감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문화와 레저를 즐기는 분위기 역시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는 지난달 말 그리스 중앙 고고학 평의회(KAS)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향후 그리스 문화재 관람객들은 반려동물에 1m 이내의 리드를 부착하거나 케이지에 넣어 동반 입장할 수 있다. 다른 관람객에 방해를 주거나 문화재를 훼손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처리할 화장지와 봉투를 소지해야 하며 대형견은 입마개가 필수다.
그리스 문화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고대 유적은 안내견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물의 입장이 엄격하게 제한됐다"며 "고대 그리스인들은 개와 고양이, 원숭이, 뱀, 페럿 등을 키웠다. 즉 반려동물은 오래된 성곽이나 신전과 마찬가지로 고대와 현대를 이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나 크레타섬의 크노소스, 올림피아, 델포이 등 인기 관광지나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문화재는 반려동물 입장이 계속 금지된다"면서도 "향후 전문가들의 정밀 조사를 통해 더욱 많은 문화재를 반려동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 문화부처럼 유구한 문화재의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국가는 계속 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미 고대 유적에 반려동물을 입장시키고 있다. 문화재 훼손이나 소음 등으로 반대하는 의견도 물론 있지만, 주인이나 동물이나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하다는 점에서 정부 조치를 반기는 목소리도 많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