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는 몇 개월 이어지는 초신성과 달리 무려 3년간 지속되는 우주 섬광에 관심이 집중됐다.

BBC와 타임 등 외신들은 14일 보도를 통해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가 천문학 역사상 가장 밝은 폭발 현상 'AT2021lwx'의 비밀을 일부 밝혀냈다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지구에서 약 80억 광년 떨어진 'AT2021lwx'는 별이 생의 마지막에 보여주는 웅장한 초신성에 비해 10배 이상이나 밝다. 또한 길게는 몇 개월간 망원경으로 관측되는 초신성과 달리 이 빛은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AT2021lwx'는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마 천문대의 관측 장비 ZTF(Zwicky Transient Facility)를 통해 처음 특정됐다. 당초 지구와 거리를 알지 못해 밝기를 계산할 수 없었는데, 사우샘프턴대학교 연구팀은 그간 조사를 통해 이 폭발이 약 80억 광년 떨어져 있다고 추산했다.

거대 가스 구름을 삼킨 블랙홀이 뿜어내는 충격파의 상상도 <사진=John A. Paice>

연구팀 관계자는 "80억 광년 거리에서 이 정도 빛을 발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며 "대부분 초신성이나 조석 파괴는 2~3개월 계속되다 사라지지만 3년 가까이 밝게 빛나는 폭발 현상은 전례가 없다"고 전했다.

천문학자들은 'AT2021lwx'가 초대질량 블랙홀이 거대한 가스 구름을 삼키면서 발생했다고 본다. 이는 사우샘프턴대 연구팀도 마찬가지다. 태양의 수천 배나 되는 거대한 가스 구름이 초대질량 블랙홀에 흡수되고, 초강력 충격파가 퍼지면서 블랙홀 주위에 마치 거대한 도넛 같은 초고온 구름 잔해가 남았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모든 은하의 중심에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번과 같은 폭발은 은하의 중심을 리모델링하는 중요한 작업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우주 폭발 현상을 관측하는 스위프트호가 잡아낸 'GRB 221009A'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매우 드물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동반하는 이런 폭발의 원인을 이해하면 은하의 중심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이 몇 년 안에 도입할 최신예 우주망원경들이 비슷한 규모의 폭발을 또 찾아낼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여러 폭발 현상이 관측돼 비교 분석이 가능해지면 그 미스터리를 언젠가 100% 풀 것으로 학자들은 예상한다.

한편 지난해에는 밝기만 따지면 'AT2021lwx'를 웃도는 폭발도 관측됐다. 'GRB 221009A'라고 명명된 이 감마선 폭발은 'AT2021lwx'보다 근소하게 밝아 관심을 모았다. 다만 지속 시간이 불과 10시간이라는 점에서, 3년 가까이 엄청난 빛을 발하는 'AT2021lwx' 에너지가 얼마나 막대한지 알 수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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