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는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엔셀라두스)의 물에서 인이 확인됐다. 인은 외계 생명체를 특정하는 바이오 마커(생물학적 지표) 중 하나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와 일본 도쿄공업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5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엔켈라두스의 물 구성을 간접 분석한 결과 인이 특정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오래전부터 외계 생명체 존재가 기대된 엔켈라두스의 물을 구체적으로 조사했다. 엔켈라두스의 표면을 뒤덮은 두꺼운 얼음 아래 숨겨진 바다는 지구 바다에 버금가는 생물 다양성을 가졌다는 학자도 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17년까지 운용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의 엔켈라두스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이 천체가 방출한 물의 성분을 들여다봤다. 엔켈라두스는 때때로 지하의 물기둥(수증기 플룸)을 지구의 간헐천처럼 분출한다. 최근 1만㎞에 달하는 물기둥을 뿜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엔켈라두스의 물기둥과 토성 탐사선 카시니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엔켈라두스가 뿜어낸 물기둥의 성분들은 토성 고리의 가장 바깥쪽(E 고리)을 구성한다"며 "E 고리에 포함된 얼음 입자를 분석하면 엔켈라두스의 물에 어떤 바이오 마커가 섞여있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토성 E 고리에는 엔켈라두스가 뿜은 물이 얼어붙은 얼음 입자가 많다"며 "물질이 반사하는 빛에는 특유의 스펙트럼이 존재하는데, 사람의 지문과 같아서 이를 분석하면 구성 물질의 정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토성 E 고리의 입자는 총 345개다. 이 과정에서 입자 9개에서 인산나트륨의 흔적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엔켈라두스의 바다에 인과 나트륨이 충분히 존재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결론 내렸다. 그 양은 지구 바다의 수백 배로 추산됐다.

토성의 고리 가까이 공전하는 엔켈라두스. 이 위성이 뿜는 물기둥 속 물질들이 토성의 바깥쪽 고리를 구성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엔켈라두스의 바다에 왜 이렇게 많은 인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면서도 "엔켈라두스의 핵은 탄소질 콘드라이트로 보이는데, 탄소가 풍부한 알칼리성 바닷물이 핵과 작용해 인이 대량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으로 엔켈라두스에서 탄소와 수소, 질소, 산소, 황, 인 등 주요 바이오 마커 6개가 확인됐다. 즉 이 천체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달의 7분의 1로 작은 엔켈라두스는 내부의 물이 때때로 우주를 향해 분출돼 생명체가 살 것으로 여겨져왔다.

조사 관계자는 "생명에 필수불가결한 원소 인의 존재를 드디어 확인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인은 DNA나 세포막 등의 재료가 되므로 엔켈라두스가 외계 생명체 발견의 유력한 후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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