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식용을 둘러싼 동물보호단체와 육견협회의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한국 개고기 산업을 상세히 다룬 다큐멘터리가 극장에 걸린다. 개고기가 워낙 해묵은 논쟁거리인 데다, 영화 연출자가 유명 시트콤 제작자인 점에서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시트콤 '프렌즈(Friends)'의 제작자 케빈 브라이트는(67)는 영화 '누렁이'를 마침내 한국에 선보인다. 이달 22일 대한극장에서 공개되는 '누렁이'는 한국의 개고기 산업과 관련 논란을 자세히 다룬 탐사 다큐멘터리다.

케빈 브라이트 감독은 4년에 걸쳐 한국 개고기 소비 실태와 문화, 갈등을 취재했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누렁이'는 2021년 6월 유튜브에서 먼저 공개됐는데, 지금까지 약 80만 뷰를 기록할 만큼 관심을 받았다.

한국 개고기 문화를 외국인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누렁이' <사진=저스트브라이트프로덕션스>

이 영화는 개 농장주와 식용견 판매업자, 육견협회 관계자는 물론 동물보호 운동가, 유기견 입양자 등 이해 충돌을 빚어온 당사자들의 입장을 골고루 담았다. 여기에 영양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 수의사, 국회의원 등 관련된 사람들의 시각을 덧붙여 영화의 메시지가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했다.

'누렁이'는 한국 극장가에 진작 소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공개가 계속 미뤄졌다. 제작진은 그 사이에도 원격 토론회 등을 마련하며 개고기 논란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 왔다.

'누렁이'의 정식 상영을 누구보다 기다려온 케빈 브라이트 감독은 한국을 직접 찾아 관객과 마주할 계획이다. 감독과의 대화에서 케빈 브라이트는 한국의 개고기 소비 실정에 대한 솔직한 의견들을 교환할 예정이다.

시트콤 '프렌즈' 제작으로 유명한 케빈 브라이트. 한국 개고기 문화를 4년간 취재한 끝에 '누렁이'를 연출했다. <사진=저스트브라이트프로덕션스>

영화 '누렁이'는 여름이면 반복되는 개고기 논란과 관련한 대중의 관심도 끌어올릴 전망이다. 개고기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서울 한복판에 전문전이 성업할 만큼 보양식으로 대접받았지만 반려견 인구가 꾸준히 늘고 불법 개 농장 등이 이슈가 되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주말인 8일 서울 한복판에서는 복날을 앞두고 개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육견협회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준비한 개고기 요리를 직접 시식했다. 한쪽에서는 개고기 식용이 야만적이며 사라져야 할 구태라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서지우 기자 zeewoo@sptu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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