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보다 훨씬 이전에 살았던 거대 육식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대략 10년 전 학계에 처음 보고된 이 포식자는 공룡이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지구상을 누빈 것으로 생각된다.

브라질 팜파연방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9일 공식 발표한 조사 보고서를 통해 약 2억6500만 년 전 활동한 육식동물 팜파포네우스 비카이(Pampaphoneus biccai)를 소개했다.

팜파포네우스 비카이의 화석은 브라질 남부 상가브리에우 근교 고생물 유적에서 발굴됐다. 길이 약 36㎝의 두개골 화석으로 상태가 비교적 온전해 학계 관심이 쏠렸다.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팜파포네우스 비카이가 몸길이가 3m, 체중 400㎏의 거구라고 추측했다. 팜파포네우스 비카이는 튼튼한 이빨과 골격을 가진 포식자로 고대 생태계에서 오늘날 사자나 호랑이 같은 대형 고양잇과 맹수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브라질 팜파연방대학교 연구팀이 분석한 팜파포네우스 비카이의 두개골. 보존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 <사진=팜파연방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보통 고대 육식동물 하면 공룡을 떠올리지만, 팜파포네우스 비카이는 그보다 약 4000만 년 이전 지구에 출현했다"며 "약 2억2000만 년 전 지구에 생존한 것으로 보이는 수궁류 디노세팔리아의 동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팜파포네우스 비카이는 아주 포악한 포식자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티라노사우루스나 동료들보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대형 수궁류로 많은 동물의 천적이었다는 점에서 '무서운 머리'를 의미하는 디노세팔리아 류를 대표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디노세팔리아 류가 반드시 육식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팜파포네우스 비카이는 틀림없이 다른 동물을 잡아먹었다고 파악했다. 이런 생각의 근거로 사냥감을 쉽게 잡기 위해 진화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들었다.

공룡보다 훨씬 전에 활동한 고대 포식자 팜파포네우스 비카이의 상상도 <사진=Marcio Castro>

조사 관계자는 "두개골과 치열 구조로 미뤄 팜파포네우스 비카이는 아주 날카로운 이빨과 강인한 턱으로 사냥감을 공격했을 것"이라며 "현생 하이에나들처럼 사냥감을 뼈째 씹어 먹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팜파포네우스 비카이는 한동안 지상을 호령하다 지구상 동물 약 86%가 사라진 페름기 말 지구 대멸종에 휩쓸린 것으로 봤다. 2019년과 2020년 브라질에서 팜파포네우스 비카이의 화석이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견은 이 포식자가 현재의 남미에 지역에 분포했음을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조사 관계자는 "상가브리에우 근교 고생물 유적에서는 최근 10년 사이 팜파포네우스의 먹이로 보이는 소형 단궁류 디키노돈이나 고대 양서류 화석이 나왔다"며 "덩치 크고 힘이 센 팜파포네우스는 아이 손 비틀 듯 쉽게 사냥감을 잡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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