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운 정도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로봇공학 박사과정 아크힐 파드마나바는 19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인체 곳곳의 가려움증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해 보여주는 웨어러블 기기를 소개했다. 

아크힐은 가려움이 통증 못지않은 괴로움이라고 생각했다. 통증을 수치화한 연구나 장치는 있지만 가려움증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손가락에 끼는 반지형 웨어러블 기기를 떠올렸다.

그는 "가려움증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아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며 "피부과 의사들이 환자의 애매한 설명보다 수치화된 가려움을 알 수 있다면 보다 효과적인 처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려움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개발됐다. <사진=카네기멜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어릴 때 심한 습진으로 가려움증에 시달린 경험이 생생하다"며" "피부과 환자나 의사 모두 가려움증을 잘 설명하고 제대로 알아듣기 어렵다. 제가 겪은 답답함이 이 장치를 만들게 했다"고 전했다.

검지에 장착하는 이 기기는 물체의 가속도를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했다. 다만 가속도 센서 만으로는 사람이 피부를 긁는 동작을 알아챌 뿐 얼마나 세게 긁는지는 알 수 없다.

때문에 아크힐은 초소형 콘택트 마이크를 덧붙였다. 콘택트 마이크는 소리는 물론 물체에 전해지는 진동까지 검출하기 때문에 관악기 등에 부착하는데, 이번 장치에서는 손가락을 전해 오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피부과 의사가 환자의 가려움증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pixabay>

이런 식으로 센서가 얻은 정보는 손목시계처럼 착용하는 소형 컴퓨터가 처리한다. 아크힐은 성능을 알아보기 지원자 20명을 모아 실험했다. 지원자들은 기기를 장착한 채 감압식 터치 태블릿을 긁었고, 각 동작의 데이터는 0에서 10으로 사이에서 표시됐다. 

아크힐은 "피부의 가려움증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며 "같은 시간대나 부위에서 가려움증이 발생하고 긁더라도 모든 긁힌 상처는 같을 수 없는데, 센서는 생각보다 그 정도를 객관적으로 감지했다"고 말했다.

이번 기기에 대해 미국 피츠버그대학교병원 피부과 전문의들은 "신약이 가려움증에 얼마큼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는 연구 등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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