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과 날개가 달린 것처럼 보이는 수수께끼의 생물이 영국 브리스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설치된 적외선 관찰 카메라에 잡혔다. 동물학자들은 생물이 미확인 생물체(unidentified mysterious animal, UMA)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브리스틀 주 프로젝트(Bristol Zoo Project)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보호구역 내를 유유히 걸어가는 생물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촬영 시기는 이달 1일 오전 4시 경이다. 적외선 감지 센서가 탑재된 관찰 카메라가 촬영한 흑백 이미지에는 날개와 뿔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작은 사슴 같은 생물이 담겼다.
프로젝트는 사진을 대중에 공개하고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의 의견을 구했다. 공원 관계자들 만으로는 해당 생물의 정체를 특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브리스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는 곰과 늑대, 삵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며 "보호구역 내에는 동물의 움직임을 센서로 감지해 자동으로 촬영하는 카메라가 여럿 설치됐는데 이번처럼 희한한 생물이 찍힌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은 적외선으로 촬영된 탓에 흑백이고 흐릿하지만 뿔과 날개로 보이는 구조물이 분명하게 보인다"며 "머리 형태나 몸집만 보면 작은 사슴 같지만 정체를 알 수 없어 전문가에게 사진을 보냈지만 특정하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의문의 생물이 사슴이 맞으며, 특히 소목 사슴과에 속하는 문착(Muntjac)의 일종인 아기사슴(Reeves muntjac)이라고 추측했다. 이 의견에 대해 프로젝트 관계자는 "아기사슴은 중국 남부에서 대만, 동남아시아, 인도에 걸쳐 분포하는 소형 사슴으로 십여 종이 알려져 있다"며 "짧은 뿔이 나고 그 뿔이 날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상 속 생물로 확정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진 속 생물의 날개와 뿔은 동물이 움직일 때 카메라 노출로 인해 귀가 중복으로 찍힌 데 따른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며 "다만 우리가 운용하는 관찰 카메라의 다른 영상들에서 이런 현상은 극히 드물어 이 견해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브리스틀 주 프로젝트는 사진을 페이스북을 통해 장기간 공개하고 다양한 이들의 의견을 계속 구할 예정이다. 보호구역이 일반에도 개방된 곳인 만큼 방문자들의 제보도 받고 있다. 아울러 사진 속 생물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보호구역 내의 동물들도 면밀히 관찰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