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운동 중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유도하는 약물이 개발됐다. 척추 손상 등으로 누워 지내는 환자들의 근육 감소를 막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연구팀은 몸에 착각을 야기해 운동 없이도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강화하는 약물 'SLU-PP-332'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SLU-PP-332'는 아직 개발 단계지만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고 부상, 질병으로 걷고 달리지 못해 근육이 감소한 이들에게 희소식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근육과 심장, 뇌 등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조직의 대사에 관여하는 ERR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이 일을 많이 하려면 원래 운동을 해야 하는데, 'SLU-PP-332'는 ERR 단백질에 작용해 몸이 운동 중이라는 신호를 준다.
실험 관계자는 "일부러 살을 찌운 쥐에게 'SLU-PP-332'를 하루 2회 한 달 투약했다. 그 결과 체지방 증가율이 10분의 1로 떨어져 체중이 1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SLU-PP-332'를 투약한 것만으로 뚱뚱한 쥐의 살이 빠졌고, 다른 쥐보다 70% 오래, 45% 빨리 달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SLU-PP-332'는 심장근육을 단련시켜 심부전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약물이다. 쥐 실험에서 아직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인간에게 바로 적용할 단계는 아니다. 연구팀은 'SLU-PP-332'를 알약으로 제조해 추가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실험 관계자는 "추가 동물실험에서 제대로 부작용 여부를 확인한 뒤 문제가 없으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시작된다"며 "장기 요양 중인 환자의 근감소를 막기 위한 운동 모방 약은 'SLU-PP-332' 외에도 다양한 후보가 있지만 현시점에서 시판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