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젤란은하의 젊은 항성을 둘러싼 원반이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군 알마(ALMA)에 포착됐다. 우리은하 바깥의 젊은 항성 주변을 두른 원반이 관측 장비에 잡힌 것은 처음이다.
유럽남천천문대(ESO)는 지난달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마젤란은하에 자리하는 젊은 항성체(young stellar object, YSO) 'HH1177'의 상상도를 공개했다. YSO란 전체 진화 과정의 초반, 즉 아주 젊은 항성을 의미한다.
'HH1177'의 상상도는 영국 더럼대학교 천문학 연구팀의 알마 망원경 관측 성과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대마젤란은하의 전리수소영역 LHA 120-N 180B에 자리하는 'HH1177'은 이전 관측에서 길이 약 33광년의 제트가 확인됐으며, 이번 알마 관측에 의해 그 원반의 구조까지 파악됐다.
ESO는 "중심에서 빛나는 젊은 대질량 천체들은 강착원반으로부터 물질을 빨아들여 성장한다"며 "이 과정에서 양쪽 방향으로 제트를 분출한다"고 전했다.
이어 "'HH1177'을 둘러싼 원반 내부에서는 머지않아 행성들이 형성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행성 탄생에 아주 중요한 행성의 원반이 우리은하 바깥의 젊은 별에서 검출된 것은 처음이어서 이번 관측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SO는 'HH1177'의 구조를 세분화한 사진(아래)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HH1177'이 존재하는 전리수소영역의 전체상(A)과 칠레 파라날 천문대 초대형망원경(VLT)의 광시야 분광기 뮤즈(MUSE)가 포착한 'HH 1177'(B), 알마의 관측 데이터까지 조합한 'HH1177'의 세부 이미지(C)가 담겼다.
사진 B의 제트는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착색됐다. 이는 지구에 대한 제트의 운동 방향에 대응한다. 파란색 제트는 지구를, 빨간색 제트는 그 반대 방향으로 분출됨을 의미한다. 사진 C의 중앙 부분에 나타난 색상 역시 원반의 회전 운동에 대응한다.
천문학계는 이번 관측 성과가 대마젤란은하의 별 형성 과정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별들은 밀도가 높은 분자구름 속에서 가스나 먼지를 재료 삼아 탄생하는데, 대마젤란은하 속 별 형성 영역들은 우리은하의 그것과 비교해 먼지의 양이 적다.
ESO는 "알마로 들여다본 'HH1177'은 별의 재료인 먼지를 풍부하게 머금은 분자구름이 보이지 않는다"며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시야의 방해 없이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