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이 종이로 된 책에 비해 이해하기 어렵고 집중력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매쿼리대학교 연구팀은 8일 공개한 실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e북으로도 불리는 전자책 콘텐츠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대중화에 힘입어 도서 시장의 판도를 흔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방대한 정보를 간단하게 저장하는 전자책은 일반 책에 비해 가볍고 밤에도 별도의 조명 없이 읽을 수 있다. 다만 책장을 넘기며 정보를 얻는 종이 책에 비해 감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불편하다는 의견도 없잖다. 일부 학자는 스크린 열등 효과(screen inferiority effect)를 들며 전자책의 가독성이 종이책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전자책과 종이책 중 어느 쪽이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 알아봤다. 설문과 실험을 조합한 결과, 종이책이 정보 전달이나 이해에 보다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으로 책을 읽는 전자책은 점점 보편화되고 있지만 종이책에 비해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사람이 글을 통해 어떤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며 "진화의 측면에서 독서는 뇌에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작업인데, 화면을 통한 독서는 최근에야 발명된 것임으로 인간에 덜 익숙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연령대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전자책과 종이책을 이용한 실험에서 스크린 열등 효과가 나타났다"며 "확실한 이유를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요인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추측한 원인 중 하나는 독서 자체의 내용이다. 소설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라면 화면을 통해 읽어도 이해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지만 정보량이 많은 교과서라면 종이책으로 읽고 이해하는 것이 아무래도 익숙하다.

눈으로 문장을 읽으며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화면을 통한 독서는 내용의 모순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잘못된 정보를 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며 "눈의 피로, 쾌적함, 습관, 감성 등 요인들도 차이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종이책 독서가 정적인 반면 e북 독서가 동적인 것도 고려할 만하다"며 "사람들의 독서 습관을 크게 바꾼 스마트폰의 전자책 콘텐츠들은 문장이 짧고 흥미 위주의 것이 많아 독자들이 흘려서 읽기 쉽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스크린 열등 효과가 읽는 능력이 아직 미숙한 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사 관계자는 "한창 독서능력을 키워야 하는 아이들이 전자책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종이책보다 화면으로 읽는 법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려면 10~15년은 걸리겠지만 집중력 저하를 우려하는 학계 의견은 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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