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이코패스는 학자들의 생각보다 최대 5배 많다는 최신 연구 결과에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심리학자들은 지금까지 사이코패스의 성비가 남녀 6:1이라고 여겨왔다.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여성 사이코패스의 수가 과소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사이코패스는 냉담하고 남의 감정에 관심이 없으며, 죄책감 없이 거짓말을 하고 남을 조종하는 인격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여성이 남성적인 특징을 보여도 무시되기 일쑤인 사회 분위기가 여성 사이코패스를 간과한 주된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사이코패스 판정 역시 남성을 기준으로 이뤄지다 보니 제대로 된 집계가 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조사를 이끈 클라이브 바디 박사는 “사이코패스 판정 방법은 남성의 범죄 행동을 기준으로 설계됐다”며 “이 때문에 여성 사이코패스가 사용하는 교묘하고 유혹적인 전술을 그간 포착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사이코패스는 남성 특유의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여성에게서 불성실, 기만적, 적대적, 냉혹함 등이 관찰돼도 대체로 무시됐다”며 “이런 성 편견(gender bias)이 여성 사이코패스의 진정한 특징과 분포를 간과하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계 조사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팀이 도출한 사이코패스의 남녀 비율은 1.2:1이다. 이는 기존 학설에 비해 여성 사이코패스가 5배 많음을 의미한다.
다년간 기업에 숨은 사이코패스를 연구한 클라이브 박사는 여성 사이코패스가 남성보다 사람을 능숙하게 조종하고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여러 기술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또한 사회·경제적으로 우위에 서기 위해 거짓말이나 유혹을 서슴지 않는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클라이브 박사는 “여성 사이코패스는 남성과 달리 폭력보다 말을 이용해 목적을 달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까지 사회가 여성 사이코패스를 제대로 특정하지 못한 만큼 이들을 걸러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