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거대 화산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화산 인근에는 대량의 얼음이 묻힌 것으로 추측돼 관심이 집중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ARC) 파스칼 리 박사 연구팀은 이달 미국에서 개최된 제55회 행성과학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화산이 발견된 곳은 화성 적도 마리네리스 계곡 서쪽의 녹티스 미궁(Noctis Labyrinthus) 근처다. 아직 정식 명칭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잠정적으로 녹티스산(Noctis Mons) 또는 녹티스화산(Noctis Volcano)으로 명명됐다.
화산의 지름은 450㎞로 화성 최대 화산 올림포스의 약 610㎞에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타르시스 화산군을 구성하는 아스크라이우스산, 파보니스산, 아르시아산과는 비슷하다. 해발 고도는 9022m다.
파스칼 박사는 "녹티스 미궁의 동쪽 일대는 여러 계곡이 뒤엉켜 있다"며 "녹티스산은 화산활동과 빙하에 의한 침식작용이 반복된 것으로 여겨지며, 이를 반영하는 복잡한 지형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같은 지역에서 황산염 광물 퇴적물이 확인돼 빙하의 흔적이 이미 의심됐다"며 "이 퇴적물을 구성하는 철백반석(jarosite)은 화산쇄설물이 빙하를 덮을 때 얼음과 화학반응으로 형성되는 것임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즉 녹티스산의 주변에는 대량의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녹티스산 활동을 시뮬레이션한 연구팀은 이 산의 남동부에 5000㎢에 달하는 대량의 빙하가 묻혔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파스칼 박사는 "녹티스산은 아직 정식 명칭도 없을 만큼 아직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며 "화산 활동은 화성 초기부터 장기간에 걸쳐 계속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활동을 마쳤는지, 다시 분화할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사는 "고대부터 장기간 활동했을 이 화산과 주변 지역을 탐사할 수 있다면 유구한 세월 진화해 온 화성의 진면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열과 물의 상호작용이 장기간 지속된 역사를 파헤치면 화성의 생명체 탐색도 급진전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