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이 거석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라파누이) 인근 약 1000m 해저에서 신종 해양생물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학계는 이번에 얻은 정보들이 새로운 해양 보호 구역의 지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미국 슈미트해양연구소(Schmidt Ocean Institute, SOI)는 10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이스터 섬 아래 해령(해저산맥) 탐사 과정에서 미지의 생물이 다량 확인됐다고 전했다.
칠레 이스터 섬 앞바다 아래 수심 800~1200m 해령을 대상으로 한 이번 탐사는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선 조사에서 수중 카메라에 잡힌 점씬벵이와 스쾃 로브스터의 동료 등 신종들은 SOI가 지난 2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SOI 관계자는 "이번 탐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생물들과 조우가 몇 차례 이뤄졌다"며 "여기서 만난 100여 종의 해양생물 중 대략 절반은 지금까지 해당 해역에서 목격된 적이 없는 신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월에 이은 두 번째 탐험은 새로운 해양생물들의 서식지, 다양성, 생태를 알게 해준 동시에 이 해역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무지한지 보여줬다"며 "이번에 만난 심해 생물들은 지난 탐사에 버금갈 정도로 개성이 넘친다"고 덧붙였다.
SOI는 이번 조사에도 심해 관측 로봇 수바스티안(Su Bastian)을 동원했다. 지난 탐사 구역이 나스카 데스벤투라다스 해령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나스카 해령에서 이스터 섬까지 1600㎞에 걸친 살라스 앤 고메스와 후안 페르난데스 해저산맥을 훑었다.
이 과정에서 SOI는 다양한 관해파리류 신종들을 확인했다. 이 중에는 광활한 우주의 아름다운 은하를 떠올리게 하는 것도 포함됐다. 신비한 푸른색을 띤 앨퉁이목 신종을 비롯해 심해 두족류, 산호, 1차 조사에서 포착된 점씬벵이 동료 등이 학자들을 흥분시켰다.
SOI 학자들은 현재 수바스티안이 촬영한 2차 탐사 영상을 토대로 신종 해양생물들을 특정·분류하고 있다. SOI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2월부터 3월까지 40일간 해령을 횡단하면서 이뤄졌다"며 "탐사 구역 내 10좌의 해산을 특히 집중 조사했으며, 그중 6좌는 여태 과학적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 이번 발견은 해산뿐만 아니라 해령 전체를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며 "이스터 섬 주변 현지인들이 협력해 더욱 의미 있는 이번 활동은 새로운 해양 보호 구역 지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