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전력망 구축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달 탐사에 맞춰 달 표면의 태양광 발전 패널 설치를 검토 중이다. 캐나다 공학자들은 인공위성 3대를 이용해 무선으로 달에 전력을 공급하는 새로운 기술을 최근 제안했다.

캐나다 몬트리올 에콜 폴리테크니크 연구팀은 지난달 10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구와 달의 라그랑주 점 L2의 헤일로 궤도에 태양 발전 위성(solar powered satellite, SPS) 3대를 띄우고 달 뒤쪽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안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달 뒤쪽에서 이뤄질 탐사나 개발 활동에 쓸 전력을 확보할 방법으로 달과 지구 사이의 L2에 위성 3대를 띄울 생각을 떠올렸다. 각 위성은 태양광을 받아 발전하고, 전력을 달 표면에 설치한 수신기에 무선으로 보내는 방법이다.

달-지구 L2의 헤일로 궤도에 태양광 발전 위성(SPS) 3대를 배치하는 무선 전력 공급망의 개요도 <사진=에콜 폴리테크니크 공식 홈페이지>

이 무선 전력 공급망은 최근 각광받는 우주 광통신(free-space optical communication)을 응용했다. 광통신이란 우주처럼 통신 장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광활한 공간에 레이저 등 빛을 쏘아 신호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우리 시스템은 태양광을 받아 발전하는 SPS 3대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지상 패널로 구성된다"며 "SPS가 달 표면의 패널에 레이저를 쏘고 이를 전기로 변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달 표면 패널의 지름을 1m로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L2 주변의 헤일로 궤도에 SPS 3대를 배치하면 달 뒷면에 월면기지를 지을 정도의 전력을 100% 공급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SPS 3기가 달-지구 L2의 헤일로 궤도를 도는 상황을 모델링한 그림 <사진=에콜 폴리테크니크 공식 홈페이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SPS 3대일 경우 각 위성이 헤일로 궤도를 한 번 도는 8일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했다. SPS 1대는 44.56%, 2대는 88.6%까지만 전력 수요를 감당해 위성은 최소 3대가 적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NASA는 2000년대 초반부터 달 표면에 송전망을 설치하는 안을 검토했다. NASA는 2007년 내놓은 중간 보고서에서 인간이 상주하는 월면기지를 지으려면 0.1~10㎞의 거리에서 50kW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보낼 필요가 있으며, 송전망은 구리선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NASA는 대량의 구리선 운반 및 날카롭고 건조한 달 레골리스 부스러기에 의한 송전망 마모 등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에콜 폴리테크니크 등 여러 연구 주체들은 광통신의 가능성에 보다 무게를 싣는 상황이다. 

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에서 실험하게 될 달 표면의 태양광 발전 패널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지구에서 직접 관측할 수 없는 달의 뒷면은 우주개발 초기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미지의 세계인 달의 뒤쪽은 그간 많은 학자 및 탐사 장비의 관측 결과 백금족 원소가 풍부한 희귀금속이 대량 매장된 것으로 추측된다.

달 뒷면을 인간이나 장비가 개발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다. 달의 뒤쪽은 태양광이 완전히 들지 않는 어둠이 14일간 계속된다. 만약 전력 없이 달 뒷면의 기나긴 밤에 노출되면 어지간한 탐사 장비도 예비 전력 없이 버티기 어렵다. NASA는 현재 진행 중인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의 장기 미션들을 통해 달 표면의 태양광 패널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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