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30만 년 전 유라시아 대륙에 서식한 자이언트 치타(학명 Acinonyx pardinensis)는 명칭 그대로 치타속 중 가장 덩치가 큰 종으로 밝혀졌다. 학자들이 화석 분석을 통해 알아낸 자이언트 치타의 체중은 현생종 치타의 3배 이상으로 추측된다.

중국과학원과 중국 지질박물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7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자이언트 치타는 체중이 최대 190㎏에 달해 치타속 동물 중 가장 거대했다고 주장했다.

자이언트 치타는 1925년 중국 산시성에서 아래턱뼈 일부 화석이 나오면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화석을 면밀히 들여다본 고생물학자들은 이 동물의 덩치가 현재의 치타보다 클 것으로 생각했다.

화석 비교 분석 결과 자이언트 치타는 현생종 사자나 호랑이와 크기가 비슷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중국과학원 공식 홈페이지·치가오 장쭤>

중국과학원 치가오 장쭤 연구원은 "지금으로부터 약 130만 년 전에서 50만 년 전 유라시아 대륙에는 우리가 아는 치타보다 훨씬 큰 동물이 생태계 정상에 군림했다"며 "현재 멸종해버린 거대 고양잇과 치타속 동물 자이언트 치타의 화석 분석 결과 체중은 최대 190㎏으로 현생종의 3배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에서는 1925년 발굴된 자이언트 치타의 아래턱뼈 화석을 비롯해 1930년대 베이징 동굴 및 2021년 중국 랴오닝성 동굴에서 각각 출토된 턱뼈와 두개골 화석이 대조 분석됐다. 연대 측정 결과 모든 표본은 78만 년 전 플라이스토세, 즉 빙하시대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두개골의 길이와 큰어금니(대구치)의 높이는 물론 두개골과 척추를 잇는 구조물의 폭을 계산해 거대한 자이언트 치타의 체중을 추정했다.

그 결과 자이언트 치타의 몸무게는 못해도 130㎏, 클 경우 190㎏에 달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크기나 체중 모두 현생종 치타를 압도하며, 호랑이나 사자와 비슷하다는 의미다.

사람과 현생종 치타, 자이언트 치타의 덩치 비교도 <사진=Naturewasmetal>

장쭤 연구원은 "지금까지 자이언트 치타의 체중은 현생종의 약 2배인 79.37~100㎏으로 생각됐지만, 우리 연구에서 그보다 더 무거운 것으로 밝혀졌다"며 "현대의 치타 몸무게가 34~64㎏인 점에서 최대 3배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이어 "분석 과정에서 자이언트 치타가 무는 동작을 할 때 나타나는 치열이나 비강의 특징이 현대 치타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는 사실도 알아냈다"며 "반면 높고 두꺼운 머리뼈와 넓은 코 등 현생종과 다른 점들도 여럿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자이언트 치타가 지구상에서 사라진 결정적 이유가 플라이스토세 중기의 기후변화라고 봤다. 이 시기 지구는 빙하시대의 4만1000년 주기가 10만 년으로 바뀌었고 빙기나 간빙기 모두 훨씬 길어졌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