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에서 가장 먼 133억 광년 떨어진 젊은 성단들이 중력렌즈 효과에 의해 포착됐다. 빅뱅 이후 5억 년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은하계에서 성단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구에서 약 133억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관측 사상 가장 먼 성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등이 운용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우주 연령 약 4억6000만 년의 은하 'SPT0615-JD1'의 관측 정보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새로운 젊은 성단 5개는 모두 항성 사이의 중력으로 집단을 유지하고 있었다.

빅뱅 이후 약 4억6000만 년 뒤 형성된 은하 SPT0615-JD1 안에서 확인된 젊은 성단들. 항성들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조사를 주도한 스톡홀름대 안젤라 아다모 교수는 "지구가 존재하는 우리은하에는 스스로의 중력으로 집단을 형성하며 살아가는 구상성단이 존재한다"며 "구상성단은 우주 초기에 생겨난 화석과 같은 천체로 추측되지만 언제 어디서 형성됐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명 'Cosmic Gems arc'로 불리는 은하 'SPT0615-JD1' 안에 존재하는 5개의 젊은 성단은 구조가 지극히 평범하며, 지금껏 관측된 구상성단들의 조상일 가능성이 있다"며 "뭣보다 특별한 점은 중력렌즈 효과 덕분에 이들을 발견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관측 대상이 된 'SPT0615-JD1' 은하의 앞에는 은하단 'SPT-CLJ0615-5746'이 존재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은하단의 강력한 중력렌즈 효과로 'SPT0615-JD1'이 대략 100배 확대되면서 원활한 관측이 가능했다.

SPT-CLJ0615-5746 은하단의 중력렌즈 효과로 확대된 SPT0615-JD1 은하(오른쪽)와 새롭게 특정된 젊은 성단의 적색편이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안젤라 교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이미지를 처음 봤을 때 놀랍기만 했다. 뚜렷한 빛 덩어리가 연쇄적으로 거울에 비친 것처럼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라며 "각각의 작은 빛은 다름 아닌 성단이었다. 아무리 중력렌즈 효과라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아니었다면 이번 발견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운용 주체 중 하나인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는 망원경의 경이적인 감도와 해상도가 거대한 은하단 'SPT-CLJ0615-5746'의 중력렌즈 효과와 맞물려 뜻깊은 발견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STScI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우주 초기의 은하에서 성단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밝히는 열쇠가 될지 모른다"며 "성단의 형성 과정과 초기 성질을 풀어내는 동시에, 은하의 진화에 있어 중요한 대질량 천체나 블랙홀 씨앗의 탄생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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