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육을 넣은 반려동물 사료가 조만간 영국에서 정식 유통된다. 식량난 해결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인공육의 도입을 환영하는 목소리 한편에서는 가짜 고기를 반려동물에 주기 꺼림칙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영국 인공육 스타트업 미틀리(Meatly)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배양육을 사용한 개나 고양이 사료가 늦어도 올해 말부터 정식 유통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영국 정부의 허가를 따낸 미틀리는 배양육 닭고기 사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배양육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실험실에서 길러 만든 고기다. 소나 돼지, 닭의 생명을 뺏지 않고 세포만 배양하기 때문에 이를 반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만 인공육에 대해 거부감을 표하는 이들도 많다.

미틀리 관계자는 "개는 본래 잡식이고 고양이는 육식이기 때문에 고기 급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가능하다면 지구나 동물에 친화적인 펫 푸드를 개발하자는 생각에 배양육 사료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 사료에 배양육을 사용해도 된다는 허가를 올해 초 내렸다. <사진=pixabay>

이어 "미틀리의 모든 배양육은 소량의 세포만 이용해 만들어진다"며 "배양기에 넣어 온도와 산도 등을 관리하면서 비타민과 미네랄, 아미노산 같은 영양소를 추가하면 근사한 인공 닭고기가 탄생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배양육 등 인공육을 세계 식량난의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본다. 배양육은 막 등장했을 때보다 제조비용이 많이 싸졌고 축산이나 농업이 환경에 주는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세계 전체의 연간 온실가스 중에서 농업은 최대 8.5%를 차지한다.

미틀리 관계자는 "반려동물 사료 제조 역시 환경에 주는 악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2022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개나 고양이 습식사료 제조 과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00kcal 당 33.56㎏, 건식은 1000kcal 당 4.25㎏"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미틀리 사는 정부 허가를 받은 배양육 사료를 올해 하반기부터 유통한다. <사진=미틀리 공식 홈페이지>

미국의 경우 반려동물 사료 제조에서 비롯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지의 식육 생산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30%나 된다. 이런 연구들은 인공육이 환경에도 좋다는 인식 확산에 한몫을 했다.

이런 장점에도 여전히 배양육을 거부하는 이들은 많다. 이탈리아에서는 2023년 배양육 판매가 자국 음식의 전통을 깨부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는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연구실에서 길러내는 배양육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농·축산업보다 많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미틀리 관계자는 "인공육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은 여전하지만 2022년 영국 조사에서 배양육이 펫 푸드 재료로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80%나 됐다"며 "채식주의자들 역시 배양육 펫 푸드를 최대 62%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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