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형성된 뒤 주성 근처까지 날아와 뜨거운 목성(핫 주피터, Hot Jupiter)으로 진화하는 천체를 천문학자들이 두 번째로 특정했다. 뜨거운 목성이란 항성으로부터 거리가 태양-지구의 10분의 1에 불과한 거대 가스 외계행성을 의미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 연구팀은 'TIC 241249530 b'로 불리는 외계행성이 극단적인 타원 궤도를 공전하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뜨거운 목성의 진화를 알아낼 열쇠라는 입장이다.
'TIC 241249530 b'는 마차부자리 방향으로 약 1100광년 떨어진 항성 'TIC 241249530'을 공전한다. 목성과 비교해 지름은 약 1.19배, 질량은 약 4.98배이며 공전 주기는 약 165일이다. 주성은 태양과 비교해 지름 약 1.397배, 질량 약 1.271배다.
'TIC 241249530 b'는 2020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외계행성 탐사 위성 테스(TESS)에 의해 밝기 변화가 처음 확인됐다. 연구팀은 테스의 관측 정보에 지상 망원경의 추가 관측 자료를 더해 올해 'TIC 241249530 b'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아냈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것은 'TIC 241249530 b'의 공전 궤도다. 한 천체의 궤도 형태는 이심률로 나타낼 수 있는데, 그 값이 0이면 완전한 원, 1 미만이면 타원, 1이면 포물선, 1을 초과하면 쌍곡선을 그린다. 행성이나 위성처럼 주성을 공전하는 천체의 경우 이심률은 1 미만이다.
조사 관계자는 "우리가 알아낸 'TIC 241249530 b'의 공전궤도 이심률은 약 0.94로, 태양계로 따지면 혜성 같은 길쭉한 타원을 그리며 주성을 돈다"고 설명했다. 이어 "'TIC 241249530 b'가 주성에서 가장 멀어질 때는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 즉 1천문단위(약 1억5000만㎞)만큼 멀지만, 주성에 가장 가까워질 때는 태양에서 수성까지 거리(평균 약 0.39 천문단위)의 10분의 1까지 다가간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처럼 극단적인 타원 궤도를 그리는 'TIC 241249530 b'가 뜨거운 목성의 진화의 수수께끼를 풀 것으로 기대했다. 학자들은 목성과 같은 거대 가스행성이면서 주성 근처를 공전하는 뜨거운 목성이 일단 먼 곳에서 형성된 후 주성 근처까지 이동해 진화한 것으로 여겨왔다.
조사 관계자는 "멀리서 날아와 주성 옆에서 진화하는 뜨거운 목성의 예는 2001년 발견된 이심률 약 0.93의 'HD 80606 b'가 유일했다"며 "'TIC 241249530 b'는 뜨거운 목성의 중요 진화 가설을 입증할 두 번째 중요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