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에 상스러운 말을 퍼붓는 인공지능(AI) 로봇이 탄생했다. 굳이 이런 물건을 만든 이유는 일부 몰지각한 소비자의 폭언 등 민폐 행위에 대비해 직원을 단련시키기 위해서다.

스웨덴 퍼햇 로보틱스(Furhat Robotics)와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오디어링(audEERING)은 소비자의 불합리한 요구나 불쾌한 언동에 시달리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위해 AI 로봇을 제작했다.

양사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이 로봇을 상대로 연습을 거듭해 실제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했다. 진상 로봇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연례 자연어 콘퍼런스 VOICE & AI에 처음 소개됐다.

진상 손님은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서비스업 종사자를 힘들게 만든다. <사진=pixabay>

퍼햇 로보틱스 관계자는 "이 AI 로봇은 소비자의 민폐 행위에 특화해 프로그래밍됐다"며 "실제 사람처럼 트집을 잡거나 폭언을 퍼붓고 심지어 욕설도 내뱉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사람이 아닌 로봇을 상대로 훈련하는 이유는 AI가 상대의 감정을 읽고 대응하는 경지까지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라며 "인건비가 비싼 카운슬러를 기용하기보다 교육 시간에 제약이 없는 로봇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AI 로봇은 인간의 감정을 분석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감지할 수 있다. 상대, 즉 종업원의 기분이 나쁜 것 같거나 겁먹고 있다거나 도망치고 싶다는 의중을 파악해 상대방을 몰아붙인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막무가내 연기도 자연스럽게 구현한다.

백화점에서 난동을 벌이는 진상 손님 <사진=tvN '눈물의 여왕' 캡처>

이처럼 사람의 기분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기계를 학계는 소셜 로봇이라고 칭한다. 퍼햇 로보틱스 관계자는 "소셜 로봇은 인공지능을 사용해 상대방이 내는 목소리에서 감정을 읽어 들인다"며 "단순하게 묻고 답하기가 가능하던 AI는 이제 사람의 기분을 알아채고 거기 맞게 대응하는 수준까지 발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감정도 아주 세분화해 살짝 비꼬거나 에둘러 욕하는 것도 인공지능은 이해한다"며 "로봇공학은 아직 완벽한 이족보행 기술을 구현하지 못하는 등 한계가 분명하지만 인간의 생각과 감정은 상당히 따라잡았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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