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드렁한 표정과 복슬복슬한 털로 마니아가 많은 마눌들고양이가 인도에 걸친 히말라야 북동부에서 포착됐다. 한때 멸종 위기에 몰렸던 마눌들고양이가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세계자연기금(WWF) 인도 지부는 18일 공식 보고서를 내고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해발 약 4992m 히말라야 고지의 관찰 카메라에 마눌들고양이가 잡혔다고 전했다.

WWF 인도 관계자는 "척박한 히말라야의 생물 다양성을 확인하는 계기인 동시에, 마눌들고양이의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준 귀중한 발견"이라며 "이로써 마눌들고양이 서식지는 시킴 주와 네팔 동부, 부탄 등 기존 지역을 기준으로 한층 북동쪽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은근히 마니아가 많은 마눌들고양이 <사진=pixabay>

이번 발견은 WWF 인도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삼림국이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야생동물 관찰 조사 과정에서 이뤄졌다. 양측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해발 4000m가 넘는 히말라야 구간에 관찰 카메라 136대를 설치했다.

WWF 인도 관계자는 "무려 83개 지점, 총면적 2000㎢에 달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8개월 넘게 대규모 관측이 이뤄졌다"며 "고지대, 극한의 저온, 저산소 같은 가혹한 조건에서 실시된 북동 히말라야 지역의 야생동물 조사로서는 최대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발 4992m 지점에서 눈 속에 서 있는 마눌들고양이가 선명하게 잡혔다"며 "유라시아대륙의 해발고도가 높고 건조한 지역에 서식하는 고양잇과 동물 마눌들고양이는 중앙아시아, 몽골, 티베트, 히말라야 등지에 분포하며 한때 멸종 위기에 몰렸다"고 덧붙였다.

관찰 카메라에 잡힌 마눌들고양이.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사진=WWF 인도 공식 페이스북>
카메라가 포착한 마눌들고양이는 건강한 상태로 추측됐다. <사진=WWF 인도 공식 페이스북>

몸길이 45~65㎝, 몸무게 3~4㎏인 마눌들고양이는 해발고도 3000m 넘는 산악지대에서 관찰된다. 이번처럼 해발고도 5000여 m에서도 살 수 있는 것은 특유의 적응력 덕분이다. 저온·저산소·강풍 등 가혹한 환경에서 마눌들고양이는 온몸을 뒤덮은 촘촘하고 긴 체모로 체온을 유지한다. 폭신한 꼬리로 발에 덮는 등 적극적인 방한 대책을 가졌다.

납작한 얼굴과 낮은 귀, 심드렁해 보이는 표정으로 인기가 많은 마눌들고양이는 눈이나 바위에 착 녹아드는 은신술의 명수다. 눈이 많이 쌓인 지형은 다리를 최대한 벌려 능숙하게 이동한다. 움직임이 대체로 신중하며 조용히 행동한다. 동트기 전이나 해 질 녘 활동하고 토끼나 쥐 등 소형 포유류를 매복해 사냥한다.

WWF 인도 관계자는 "2022년 에베레스트 표고 5000m 넘는 지역에서 마눌들고양이의 흔적이 나온 적도 있다"며 "사람들의 노력으로 안정적인 개체 수가 최근 유지되면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저위험종(LC)으로 분류됐지만 언제 다시 위험종이 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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