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벌써 저물어 갑니다. 올해는 유독 사람들을 놀라게 한 과학 이슈가 많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2022년 기억할 만한 과학계 발견과 신기술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①증강현실 렌즈, 눈으로 들어온 가상세계
②토성 고리, 사라진 위성 작품이라고?
③역사적인 첫 소행성 물리 타격 실험 
④인류, 10년 안에 달에서 살게 되나
⑤우주 관측 패러다임 바꾼 제임스웹 

DART 미션의 개요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올해 과학계의 괄목할 성과 중 하나는 소행성의 물리적 타격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인류의 잠재적 위협이 되는 지구 근접 소행성의 궤도를 소형 우주선을 이용해 바꾸는 초유의 실험에 성공했다.

인류의 우주개발 역사에 남을 NASA의 소행성 충돌 실험 'DART' 미션은 지난 9월 27일 실행됐다. 'DART'는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의 약자로, 목표물은 한때 지구 충돌의 잠재적 위협이 됐던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다.

이 미션은 골프 카트 크기의 'DART' 우주선이 예정된 속도와 궤도를 유지하며 디모르포스에 충돌, 그 궤도가 바뀌는지 알아보는 것이 핵심이다. 말이 쉽지 소형 우주선을 쏘아 올려 정해진 속도로 목표물까지 이동시킨 뒤 직경 약 160m의 디모르포스를 정밀 타격하는 것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1월 25일 'DART' 우주선이 발사되자 인류는 최초의 행성 방위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미국 전기차 황제이자 민간 우주개발에 공을 들이는 일론 머스크(52)는 "(소행성 충돌로 멸종한)공룡들의 한을 풀어줘라"고 응원했다. 

DART 우주선의 디모르포스 타격 직후 손뼉을 치는 운영팀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약 8개월 뒤인 지난 7월 27일, 'DART' 우주선은 광학 항법용 소행성 카메라(DRACO)를 이용해 디모르포스 전방 약 3200만㎞ 거리에서 쌍성계 소행성의 이미지를 촬영·전송했다. 이 시점부터 NASA는 3주간 매일 5시간마다 얻은 우주선 관측 결과를 이용해 세 차례 궤도 수정을 진행했다. 지상 관제탑은 우주선이 정확한 궤도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고 파악했다. 

사실 이 단계에서도 'DART'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아주 작은 우주선이 소행성을 단번에 정밀 타격할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마침내 9월 27일, 'DART' 우주선이 정해진 궤도와 속도를 유지하며 디모르포스에 아주 가까이 접근한 순간, 관제사들은 물론 미션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지구촌이 숨을 죽였다.

우주선의 카메라 시야에 들어온 디모르포스 소행성은 신비한 밝은 점으로 보이다 바위와 그늘진 지형을 드러냈다. 이후 우주선이 지표면에 충돌하면서 라이브 통신이 끊어지자 운영 센터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는 소행성 타격 미션이 보기 좋게 성공한 순간이었다.

DART 우주선이 디모르포스 충돌 직전 전송한 소행성 표면 사진. 직후 통신이 끊어졌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 조사 결과 'DART' 우주선은 소행성 디모르포스의 중앙에 명중했다. 프로그램 구상으로부터 11년, 본격적인 미션 시작으로부터 약 1년 만에 거둔 귀중한 성과였다. NASA는 "인류는 우주에서 자연적인 천체의 운동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며 "영화 '스타트렉'이나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하던 에피소드가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DART'는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우주선 등으로 타격, 진행 방향을 비트는 물리적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천문학자들은 지금도 위성이나 지상 관측 장비를 동원해 지구에 근접하거나 충돌할 위험이 있는 천체들을 식별하고 있다.

특히 NASA는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약 140m 크기의 소행성을 정기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아울러 태양계의 위험한 소행성을 찾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지구 근방 천체 탐사선(Near Earth Object Surveyor, NEO Surveyor)'이라는 새로운 우주 망원경도 개발하고 있다. 'NEO Surveyor'의 본격적인 임무는 2026년까지 착수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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